제가 소속된 학내 차 소모임의 차잘알 두분과 함께 2015년 말 실버팟의 새해맞이 후쿠부쿠로를 공동구매 하였습니다.



후쿠부쿠로 외에 추가로 (관세의 허용 범위 안에서) 같은 회사의 Heart of India와 Tango Chai도 함께 주문했지요.



개인적으로 실버팟의 다원차들은 이번에 처음 접해보게 되었는데요, 


후쿠부쿠로 특유의 혜자스러움 덕분에 매우 아름다운 가격에 매우 훌륭한 차를 즐길 수 있게 되어 매우 흡족합니다.


함께 담겨 온 가향차들은 (가향차 좋아하는 제 누나가 대부분 가져가서 많이 못먹어 봤지만) 평가가 그냥저냥인 것 같더라구요. 



아무튼, 이 "2015 Assam CTC BPS Hatimara"는 나중에 리뷰할 


"2015 Darjeeling First Flush Samabeong FTGFOP Spring Blossom"이름길다과 더불어 


후쿠부쿠로로 구매한 실버팟 다원차들 중 가장 먼저 손을 댄 녀석입니다.




[리뷰]



회사: Silver Pot (JPN)

이름: 2015 Assam CTC Hatimara BPS

다원: Hatimara Estate, Warren Tea Ltd.

형태: CTC

용량: 100g (Bag)  *3인 공동구매였기 때문에, 33g씩 중분하여 나누었습니다

등급: BPS

구매비용: 홈페이지가 1188 *앞서 밝혔듯이 개별 구매가 아닌 후쿠부쿠로를 통한 공동구매로 이보다 훨씬 싸게 샀습니다




독일의 Warren Tea Ltd.가 아쌈지방에 소유한 Hatimara Estate 출신의 아쌈 찻잎을 CTC한 차입니다.


이 다원의 BOP 그레이드 아쌈 CTC는 꽤나 유명한 퀄리티 차로, 북미 티 챔피언십의 아쌈부문에서 2012, 2014 가을에 2위를 한 바가 있군요!


질 좋은 차를 생산하는 다원으로 보입니다.



BPS 그레이드는 Broken Pekoe Souchong의 약자로, 아쌈과 다즐링 지역에서 BP 등급을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하는데...


음, 차알못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ㅅ'

 




오리지널 봉투와 찻잎의 샷.



후쿠부쿠로로 온 차들을 나누면서 이 아쌈 CTC의 오리지널 봉투는 제가 가져왔습니다.


실버팟은 틴은 없고 봉투로만 내는 것 같던데, 틴을 모으는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실버팟이 언젠가 틴으로도 차를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회사에서 새해맞이 복주머니로 온 차이기 때문에, 공간의 여백 처리는 북해도에서 온 목욕탕 흑묘백묘와 꽃병풍이 담당해주셨습니다-_-ㅋㅋ



차는 전형적인 CTC차의 형태인 동글동글한 공 모양입니다.


시향해보면 이전에 리뷰했던 Taylors of Harrogate의 "Special Rare Assam" 같은 중후한 몰트향이 나지는 않지만,


퀄리티 아쌈다운 풍성한 아쌈향?과 은은한 몰트향이 느껴집니다.  




CTC는 밀크티로 먹어야 제맛이니, 실버팟에서도 권장하는 로얄 밀크티 방식으로 만들어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봉다리 뒷면의 라벨 겸 설명서? 입니다. 물이 좀 묻아서 잉크가 번졌네요-_-a


아무튼 읽어보면 물 200cc + 우유 150cc의 조합에 찻잎은 6~9g을, 설탕은 10g쯤 넣어서 우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물보다 우유 비중이 더 높은 배합으로 찻잎을 오래 끓여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냥 평소에 제맘대로 막 해먹는 방식을 따라 대-충 해먹을 껍니다!




저의 레시피는 대략 



1. 물 100cc + 우유 200cc로 물과 우유의 비율이 1:2가 되도록 한 후에


2. 밀크팬에 넣고 스팀이 올라올 때까지 중불에서 가열


3. 스팀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인퓨져에 차를 적절히 (...) 눈대중으로 넣고 계량스푼이 실종입니다


4. 물+우유 베이스가 끓어오르고 차가 예쁜 색깔로 적절히 (...) 우러날 때까지 꾸준히 저어주면서 끓여낸다



 

입니다.

 







밀크팬에 우려내는 과정입니다.



이전까지는 한동안 loose leaf tea를 써왔어서 그런지, 새삼 CTC는 참 빨리 우러난다 싶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단축되고 우리는 것도 쉬워서 좋습니다!



역시 밀크티, 특히 로얄 밀크티에는 CTC가 진리인 거십니당






이건 식히면서 유막 제거 중인 사진인데요,


뭔가 사진이 좀 징그럽게 나왔네요;;


저는 유막을 제거할 때 저 동글이 인퓨져를 그대로 다시 담가서 제거하는데요,


그냥 집어넣고 인퓨져를 표면에 몇 바퀴 굴려주면 저렇게 인퓨져 표면에 유막이 돌돌 말려서 깔끔하게 한 번에 제거됩니다.


저건 중간과정 샷이라 매우 더럽게 나왔습니다만....







완성 샷! 



설거지를 안 해서 (...) 깨끗한 잔을 물색하던 중 눈에 들어온 투썸 머그잔에 담아보았습니다


티푸드는 그냥 어제 동네 GS마트에서 세일하길래 사온 sweet milk 맛 크라운 산도.


조금 덜 달았으면 좋았겠지만, 크라운 산도도 생각보다는 잘 어울렸으니 다행입니다.


미처 치우지 못한 흑묘백묘와 꽃병풍은 다시 등판...



마실 때에는 메이플 시럽 1 테이블스푼을 첨가하여 먹었습니다.


저는 메이플 시럽을 좋아하여 팬케익에도 부어먹고, 떡을 구워먹을 때에도 찍어먹고, 간간히 밀크티에도 넣어 먹기 때문에


풍미는 좀 떨어지지만 싸고 양이 많은 코스트코의 Kirkland 메이플 시럽을 사용하는데요,


밀크티 300ml 기준 1 테이블 스푼 정도 넣는 것으로는 그리 많이 달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 마시면서 이 아쌈 본연의 풍미를 더욱 디테일하게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설탕만을 넣거나, 혹은 설탕도 없이 그냥 따끈하게 드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근데, 오늘은 너무 건성으로 눈대중 계량을 하다가 실패하여 찻잎을 부족하게 넣어서 쬐끔 FAIL입니다.


역시 계량스푼을 다시 사던가 해야겠슴-_-


양 조절을 제대로 하면 사진 속의 약간 멀건 색깔보다 훨씬 찐-한 색깔이 나오고 


좋은 밀크티 특유의 고소한 맛과 함께 거슬리지 않는, 기분 좋게 쌉싸름한 뒷맛이 나옵니다.


저렇게 좀 멀겋게 돼도 나름 크리미한 느낌이 나서 나쁘지 않지만요.





이번 시음 뿐만이 아니라 수 차례에 걸친 여태까지의 시음 후기를 적자면,


과연 매우 만족스럽고 훌륭한 아쌈 CTC입니다.


국내외의 여러 포럼에서 호평을 괜히 받는 것이 아닌 것 같군요!




이 아쌈만의 확 튀는 특징적인 시그니쳐가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훌륭한 바디감과 풍부한 향, 깔금한 피니쉬를 지닌 말 그대로 모범적인 밀크티의 베이스라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모든 스탯이 고점에 있는 균형잡힌 올라운더.



이런 퀄리티 아쌈 밀크티는 그냥 마시거나 설탕을 넣어서 마셔도 좋지만,


취향껏 메이플 시럽이랄지, 각종 과실꿀이랄지, 이런 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는 첨가물을 넣기에도 그만입니다.






올해 말에는 다시 후쿠부쿠로를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만,


(사실 Hatimara Assam CTC가 그 후쿠부쿠로에 다시 들어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 아쌈 CTC는 돈을 더 들여서라도 따로 구매해서 쟁여둘 가치가 충분한 차입니다.




근래에 경험한 아쌈 CTC 중에서 Premier's Assam CTC와 더불어 매우 만족스러웠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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