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5월과 6월은 여러모로 마음의 여유가 (그리고 실제로 시간도) 없어서 블로그에 손길이 쉽사리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차는 꾸준히 마셨기 때문에 비워버린 틴과 쌓인 리뷰거리들은 많네요.


얼추 사진들은 찍어놓았고 메모도 해 두었기 때문에 그 리뷰들도 하나씩 천천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리뷰 대상은 저번에 예고했듯이 "Winter White Earl Grey"와 함께 주문했었던 "Yellow & Blue"입니다.




[리뷰]



회사 

Harney & Sons Fine Teas (USA)

이름 

Yellow & Blue

종류 

Herbal Blend of Chamomile, Lavender, and Cornflowers (teabags: sachet-styled) 

용량 

26g (20 sachets) 

가격 

$ 9.99 




지난번 같은 회사의 차를 리뷰하며 소개하였듯이, 이 회사는 미국 Connecticut 주에서 시작하여 현재 New York주에 사무소를 둔 회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차를 괜찮은 가격에 팔고, 전반적으로 차들이 매우 깔끔한 피니쉬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여 좋아라 하는 브랜드이지요.


국내에서 사기만 좀 더 편했으면 좋겠는데...-_-a 국내에 티하우스도 내고 있으니 차 판매도 속히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Yellow & Blue"는 카모마일, 라벤더, 그리고 수국을 블렌드한 허브 블렌드 차로,


그 이름에 매우 충실하게도 아름다운 노란색과 파란색이 뒤섞여 조화를 이루는 건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번쩍번쩍하거나 너무 강렬, 화려한 색감들은 또 아니기 때문에


그 블렌드의 클래식함에 어울리는 살짝 색이 바랜듯한 수수하고 고풍스러운, 그리고 예스러운 멋을 가지고 있지요.  



이 아름다운 노란색과 푸른색의 대비를 보자 곧바로 떠오른 그림들이 세 점이 있어 엽서를 꺼내 함께 배치해 보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예기치 않게 가장 비주얼적으로 화려한? 리뷰가 되어버렸네요ㅋㅋ



세 그림은 오른쪽 위, 아래, 왼쪽의 각 순서대로 


요하네스 베르메르 (Johannes Vermeer)의 <Girl with a Pearl Earring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의 <Field with Wheat and Crows (까마귀가 나는 밀밭)>


다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Milkmaid (우유 따르는 여인)> 입니다.



셋 다 네덜란드 거장들의 그림인 만큼, 작년 여름 헤이그 국제공법 아카데미에 연수를 갔을 때 모두 실물로 본게 자랑입니다.


베르메르의 그림들도 너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본 모든 그림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 반 고흐의 <Field with Wheat and Crows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었습니다.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저 그림 앞에 서자, 별안간 뭐라고 말 할 수 없는 적막함과 쓸쓸함, 그리고 막막함이 파도처럼 덮쳐와


순간 공황상태에 빠진듯이 멍하니 그 앞에 서서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만큼 인상깊고, 압도적인 그림이었습니다.



그 감동 때문에 저 그림의 캔버스 레플리카나 포스터라도 사려고 기념품 점에 갔더니,


기이할 정도로 유독 이 작품만 모조품이 전혀 다른 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진품과의 느낌 차이가 심하여 사지 않았더랬습니다.


진퉁의 아우라란....



그런데 아무래도 이 "Yellow & Blue"의 바랜듯한 고풍스럽고 예스러운 색감은 고흐의 그림보다는 베르메르의 그림,


그 중에서도 왼쪽의 <Milkmaid (우유 따르는 여인)>의 느낌에 보다 흡사한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은 기가막힌 빛의 사용과 사물의 배치, 아름다운 색감의 어우러짐을 통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경건함을 표현한 것으로, 


왜 베르메르가 렘브란트와 더불어 빛의 거장으로 불리우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명화라고 할 수 있지요.


어찌보면 정말이지 "Yellow & Blue"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잡설이 좀 길어졌네요-_-a







건엽의 close-up 샷입니다. 모든 티백은 해부되어야 한다! 옆의 사체로 봐도 참 예쁘지요?


가운데 있는 저 카모마일 왕건이가 좀 유독 돋보여서 압박이기는 합니다만...


사진 상으로 잘 안 보일지도 모르나 카모마일은 저 알갱이 뿐만 아니라 수국과 더불어 무수한 작은 가루로도 밑에 깔려 있습니다.


덕분에 카모마일의 양이 의외로 많아 사체 하나가 생각보다 통통하답니다.


시향을 해보면 카모마일 특유의 냄새와 라벤더의 향이 느껴집니다만, 수국의 향은 제가 잘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라벤더에 좀 가려져서 그런지 잘 느끼지 못하겠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라벤더의 색은 참 좋아하지만 차로 마실 때의 향을 그리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라


라벤더가 너무 강한 차면 어떡하나...하고 걱정은 했습니다만, 라벤더의 양이 솜씨있게잘 조절 돼있는지,


아니면 그냥 카모마일이 워낙 이빠이-_- 들어 있어서 그런지 라벤더의 향은 은은한 포인트 정도가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자, 이제 우려봅시다!


틴 옆면에 쓰여진 "허브 티를 올바르게 우리는 방법"에 따르면


끓는 물에 5분 우려낸 차를 (사체 하나 당 2잔이 나온다고) 예열한 잔에 따라내라고 하네요.


리뷰를 위해 해부해버린 사체를 스트레이너를 통해 우리는 점을 빼고는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우려낸 샷.


마침 작년 네덜란드의 그림과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으니, 잔 역시 네덜란드 돋는 놈을 꺼냈습니다.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왼쪽에 있는 비둘기 문양의 빈 잔은 예전에 Tavalon"Serenity"를 리뷰할 때 썼던, 


제가 작년에 연수를 다녀오며 직접 사온 네덜란드 평화궁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있는)의 100주년 기념 잔입니다.


차를 담아낸 소형 머그잔은 저 100주년 기념 잔이 나오기 전에 평화궁 기념품점에서 팔던 구형?의 기념컵입니다.


신형 100주년 기념잔도 사실 그리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놈은 보이는 바와 같이 겁나 건성으로 만들어졌고, 머그잔 치고도 작고 못생겼습니다-_-


비교해보니 더 못나보이기도 하고, 새삼 디자인의 상당한 진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네요.



저 구형잔은 지금으로부터 7년도 전에 누나가 연수원 학회에서 유럽 연수를 갔을 때 사다준 놈입니다.


정말이지 엊그제 같은 일인데, 세월이 참 무섭게도 빨라요.






쪼메 더 가까이서 찍어보았습니다.


차를 우려놓고 잠시 멍때리다보니, 5분을 좀 초과해버렸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수색이 좀 진하게 나와버렸군요... 


하지만 이제 다 먹어서 남은건 저 옆의 사체 하나 뿐이었기에, 리뷰를 위해 다시 우리는 일 따위는 없는겁니다-_-



아무튼 수색은 보시다시피 노르스름하면서도, 묘한 초록빛을 띄고 있습니다.


노랑과 파랑을 섞으면 초록색이 나오니까 이 차의 배합비율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비스무리한 색이 나온 것 같기도?


향은 생각보다 얌전하여, 라벤더나 수국 향이 강하게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차를 마셔보아도 느낌은 비슷하여, 카모마일이 지배하는 바탕 위에 라벤더는 적당한 포인트만 되는 정도입니다.


수국의 존재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앞서 말했듯이 강한 라벤더향과 맛을 꺼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잘 조절된 블렌딩의 균형이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그 때문에 동시에 단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라벤더의 존재감을 적당히 억누르기 위해 라벤더의 양 자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정도에서 멈춘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카모마일이 이빠이...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우려내도) 카모마일의 농도가 상당히 짙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 차를 좀 마시다보면 과도한 카모마일 맛에 물려버리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차가 식으면 식을 수록 그 물려버리는 느낌은 더 강해지고, 행여나 너무 진하게 우려냈다면 개인에 따라 좀 역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요.



그러니 차라리 좀 연하게 우리시면서 사체를 재활용 하시고, 차가 식기 전에 빨리 마시시는 것을 권합니다.



카모마일을 매우 좋아하셔서 짙은 카모마일의 농도가 상관 없으시면서도, 


카모마일에 적절한 포인트가 될 무언가를 원하셨던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P.S. 


이 차는 제가 알기로 사체 형식 뿐만 아니라 잎차 봉투로도 팔텐데요,


잎차로는 사지 않으시는걸 권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루가 워낙 많아서 관리하기도 까다로울 뿐더러,


스트레이너나 인퓨져를 사용해 우려내면 그 모든 것이 곤죽...이 되어 버려서 뒷처리도 그리 유쾌하지가 않네요-_-


깔끔한 사체를 사용합시다! (해부 하지 마시고요...)



이번에, 그리고 꽤나 오랜만에 리뷰할 차는 Harney & Sons의 "Winter White Earl Grey"입니다.


참으로 이름이 낭만적이고도 예쁜 차이며, 그 예쁜 이름 때문에 눈길을 끌어 주문해본 차입니다.



Harney & Sons는 최근 압구정 현대백화점 내에 티하우스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매장에서 차도 따로 판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정식수입하여 온라인 판매 같은 것을 하지는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매장 냈으면 좀 제대로 판매도 하지-_-



그래서 이놈도 2주일이라는 긴 배송시간을 거쳐, 곧 리뷰할 같은 회사의 "Yellow & Blue"와 함께 바다를 건나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뷰]



회사 

Harney & Sons Fine Teas (USA) 

이름 

Winter White Earl Grey 

종류 

Mutan White Tea mixed with Bergamot Oil (teabags: sachet-styled)

용량 

26g (20 sachets) 

가격 

$9.99 



다원 정보는 찾을 수 없었기에 기재하지 않습니다만, Harney & Sons 쯤 되는 회사라면 양질의 차를 사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이 회사의 "Mutan White" 자체가 제법 좋은 평가를 받는 라인이라는걸 생각해보면, 같은걸 베이스로 했을테니 말이지요.



저는 이 회사의 사무소가 뉴욕주에 있어서 뉴욕에서 시작한 회사인줄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출발은 제가 초딩 때 2년 남짓 살았었던 Connecticut주에서 한 회사였습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는 슬럼간지를 뿜는 New Haven이라는 도시의 외곽이었으니 그리 아름다운 추억까지는 아니었지만-_-a



아무튼!





첫 사진부터 포커스가 좀 나갔는데-ㅅ- 이렇게 생긴 틴입니다. 


사체가 들어있는 틴들은 색상의 차이가 있는 정도고 다들 같은 디자인을 따르고, 잎차 틴은 좀 더 심플한 블랙 색상?


설명대로 백차에 베르가못 오일을 섞어 가향한 것으로, 백차의 얼 그레이 버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이 주문한 "Yellow & Blue"와 틴 색상이 너무 비슷하여 차라리 이놈은 하얀색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티백은 일단 해부하고 봅니다-_-)/


저 피라미드형의 사체는 언제 봐도 깔끔하고 예쁩니다. 특히 Harney & Sons는 꼭다리를 예쁘게 만들어서 참 마음에 들어요.


해부해 보면 대략 저런 내용물들이 나옵니다!




좀 더 자세한 샷!


이 사진상으로는 잘 안 드러나고, 오히려 위에 틴과 같이 찍힌 사진에서의 사체 안 쪽이 더 잘 보이는 느낌인데-_-a


원래는 백차 특유의 솜털같은 하얀 몽우리? 등이 군데군데 섞여있습니다.


어쩌다보니 그 하얀놈들이 죄다 아래쪽으로 쏠려버려서 잘 안 나온 것 같아요. 하지만 군데군데 흘끔흘끔 보이실겁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보아도 일반 백차들의 전체적으로 허-연 그 느낌까지는 아니구요.



구글에서 주서온 이 사진이 좀 비슷한 느낌의 사진인 것 같네요?


단, 이 사진과 달리 사체 안에 들어있는 건엽은 차가 더 잘 우러나게 하기 위함인지 잘게 분쇄가공 되어 있습니다.


향기를 맡아보면 베르가못 향은 분명 느껴지기는 하지만 강하지는 않고, 베이스인 백차의 향이 지배적인 느낌입니다.



저는 홍차도 아직 제대로 모르는 차알못인지라 백차에 대해서는 더욱 아는 바가 없어 뭔가 더 설명을 못하겠네요-_ㅠ




차를 우려보겠슴니다!


틴 뒤쪽에 적힌 설명서를 읽어보면 끓지 않는 뜨거운 물 (less than boiling water)를 이용하여 3-8분을 우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기티팟을 이용하여 뚜껑을 열고 물을 모니터링 하면서 끓기 전까지 데운 다음에 잠시 더 식혀서 사용했는데요,


일반적인 정수기들의 온수 온도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 온도로 붓는게 적당할 것 같네요.




이번에도 역시 아까 해부한 놈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스트레이너로 우려보았습니다.


사용한 머그잔은 Darjeelian의 머그잔입니다.


예쁘고 풍성한 과일 바구니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메이커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뭔가 다음에 Silver Pot의 다른 다즐링을 리뷰할 때 써먹을 생각이었지만


마땅히 어울리는 다른 컵이 자취방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사용했어요!


사실 이제 슬슬 방에 있는 새로운 잔들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떠있는 찻잎의 때깔이 매우 좋습니당





위 설명서에는 한 사체에 2잔의 차가 나온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300ml의 물 기준으로 좀 짤막하게 우려보았습니다.


색상은 약간의 초록색 느낌도 도는 것 같은 갈색과 짙은 노란색의 경계선에 있는, amber한 색깔이네요.



코를 대고 맡아보면 나는 구수한 백차향의 틈새를 살짝 비집고 들어오는 베르가못향 처럼


실제 맛 역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구수한 백차 베이스의 솔리드한 바디감이 지배하며, 


과하지 않고 점잖게 블렌딩 된 베르가못의 상큼하고 가벼운 피니쉬가 함께 합니다.


입 안에서 잘 굴려보면 약간의 풀향?도 느껴지는 것 같구요?



화장품을 마시는 것 같은 강렬한 베르가못 블렌딩의 얼그레이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이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 Harney & Sons 홈페이지의 설명 상으로는 베르가못향이 제법 강한 편이라고 나와 있는데, 저는 잘 공감을 못하겠습니다)



수렴성은 좀 길게 우렸을 때에도 있을락 말락, 있는지 없는지 긴가민가한 느낌 정도? 전혀 수렴성의 흔적이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백차의 구수한 맛, 베르가못 피니쉬, 알듯 말듯한 수렴성의 힌트,


이 모든 것 덕분에 개인적으로 중국음식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후에 후식으로 특히 많이 땡기는 차였네요.



그리고 너무 뜨겁지는 않게 한 잔 우려서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겨울날의 창가에서 마시면 참 좋겠다- 싶은 그런 겨울겨울한 차이기도 했어요. 


일반적으로 Winter tea로 쓰이는 시나몬, 오렌지/시트러스 기타 향신료 블렌드 차들과는 다른 의미에서요.


막 맛있거나 fancy한 느낌의 차는 결코 아닙니다만, "Winter White Earl Grey"라는 낭만적인 이름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밸런스가 잘 잡힌 차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날씨가 한창 더울 때에는 그리 생각나지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_-ㅋㅋ







P.S.


교내 차 소모임에서 관심을 보인 몇 친구들에게 이 차를 나눔했었는데,


나눔해준 사체를 시음 해보고 대단히 마음에 들어하여 따로 구입까지 한 친구가 고맙게도 


그 유명한 도입 구절인  "기나긴 국경의 터널을 빠져나오니, 설국이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새하-얀 바탕의 「설국(雪國」 텀블러에 이 차를 우려낸 사진을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그 사진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이 포스팅에도 올리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예전 핸드폰이 바이바이 되며 그 사진도 함께 바이바이.



P.S. 2


느끼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난 포스팅들에 비하여 사진의 화질들이 대폭 개선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핸드폰이 기존에 쓰던 G3 Cat.6에서 G5로 업글 되었기 때문! 


G5의 카메라는 몹시 우월합니다 오오... 


새로 추가된 광각모드 때문에 좀 헤메기는 했지만요.














이번 포스팅은 최근에 구매하였던 Williamson Tea Earl Grey의 리뷰 입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코끼리 모양의 캐디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만, 한국에서 보기는 쉽지 않은 차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Dean & Deluca에서 몇 종류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되는 종류에 한해서는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저도 수입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에서 진열된 코끼리 캐디들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다가, 계속 코끼리가 눈에 아른거려서 결국 인터넷으로 주문하였지요.


사실 주문한 것은 "Duchess Grey" (Twinings "Lady Grey"의 Williamson Tea 버젼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였습니다만, 


뭔가 오더가 삑살이 났는지 Earl Grey가 왔습니다...?


어차피 목적이 코끼리 캐디였고, 비스무리한 것이기도 하니 별다른 아쉬움 없이 포장을 개봉해버렸습니다.



사족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라벨링이나 온라인 판매에서나 


Duchess Grey를 "디셔스 그레이"라는 정체불명의 독음으로 표기하고 있더군요. 어떻게 읽어야 저렇게 나오는거지...??




[리뷰]



 회사 

 Williamson Tea (ENG)

이름

 Earl Grey

종류

 Earl Grey (teabags: bulk-styled) 

다원

 Kaimosi Farm 

용량

 50g (20 teabags)

가격

 33,000




앞서 말했듯이 Williamson Tea는 그 특유의 코끼리 모양의 캐디로도 유명합니다만,


다른 회사들이 주로 전통적인 인도 혹은 스리랑카산 찻잎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아프리카 케냐에서 차를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4개의 다원에서 크게 4종류의 차를 생산하고 있다고 하며


Earl Grey는 케냐의 Kaimosi Farm이라는 다원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베르가못 오일은 지중해산을 쓴다고...) 


적지않은 균일한 강수량을 지난 짙은 녹림의 그늘에서 차를 키우는 다원이라고 하는데 다원 설명부터가 겁나 특이합니다!



참고로 Williamson Tea는 아프리카의 코끼리와 코뿔소를 보호하는 단체인 The David Sheldrick Wildlife Trust와 파트너 관계이며,


코끼리 캐디가 하나 팔릴 때마다 이 단체에 1파운드씩 기부를 하여 코끼리와 코뿔소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리뷰에는 간단한 개봉기도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종이포장 제거 前/後) 코끼리 캐디의 모습! 원래 주문했던 Duchess Grey는 보라색 캐디에 담겨올 예정이었습니다.


이것도 예쁘니 만족스럽습니당! 이것으로 코끼리와 코뿔소 보호에 1파운드를...





캐디의 뚜껑을 따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 포장을 뜯으면 티백들이 나오지요.


한동안 잎차만 사왔기 때문에 티백을 사보는건 꽤나 오랜만입니다.


Williamson Tea는 잎차도 팔지만 잎차들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는듯 합니다.


어차피 요즘은 주로 학교 열람실 지정좌석에서 티타임을 즐기니, 티백이나 사체 형식으로 된 걸 사는게 편하기도 하네요.





포장을 뜯! 상큼한 베르가못 향이 후각을 자극합니다. 


베르가못 향이 꽤나 강렬하군요! 오오 아프리카의 기상인가...






안에 들어있는 티백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매우 섬세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캐디와는 다르게 겁나 대충 만들어놓은 것 같은 벌크 스타일의 티백입니다.


심지어 티백끼리 살짝 붙어있는걸 뜯어야 했어서 처음에 보고 쫌 당황했네요-_-a 


따지고 보면 이거 티백이 대충 하나에 1600원이나 하는 겁나 비싼 차인데 말이지요....  


아프리카의 강건하면서도 투박한 느낌을 나타내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티백에 꼭다리는 좀 달아주시지...?



열람실에서 생각없이 이놈을 우리다가 '아 이거 꼭다리 없지....'하고 당황해서 칫솔 같은걸로 어떻게 건져낸 적이 몇번이나 있습니다-_- 




티백을 해부해보면 안에는 이런 것이 들어있습니다.


잎이라기보다는 가루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꽤나 고운 가루인지라 역시 뜯고나서 좀 당황했습니다만, 


저의 스트레이너는 촘촘하기 때문에 이 해부 된 겁나 비싼 티백이 낭비될 일은 없습니다!

 

시향을 해보면 베르가못의 향도 매우 강렬하지만, 일반적인 얼 그레이 차들과 달리 홍차의 향도 상당히 묵직한 편입니다.



사진은 귀찮아서 찍지 않았지만, 아까 캐디를 두르고 있던 종이커버 밑바닥에는 


1티백을 컵, 혹은 티팟에 넣고 2분 기준으로 우리라고 나와 있습니다.



300ml 기준으로 우려서 스트레이트와 밀크티로 모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쨘-


잔은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어디선가 사은품으로 받은 커피잔입니다.


한 잔이 딱 150ml가 나오기 때문에 300ml를 반띵하기에 몹시 적절하여 동원 됐습니다.



스트레이트는 2분, 밀크티는 스트레이트용을 먼저 따라내고 쬐끔 더 우려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단 2분을 우려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아쌈이나 브렉퍼스트 블렌드를 오버타임해서 우려낸 마냥


엄청나게 검고 진한 색깔이 나옵니다! 오오 검은 대륙의 기상?



제가 평소에 선호하는 얼 그레이는 색깔이 밝고 투명하면서도 산뜻한 바디감을 지닌, 


레몬 한 조각을 넣어먹기에 적합한 것들인데 이건 그것들과 꽤나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셔보면 역시 그런 산뜻한 얼 그레이들과 사뭇 다릅 느낌입니다.



티백에서 강렬하게 풍겨오던 베르가못의 향은 우려낸 차에서는 생각만큼 큰 존재감을 내뿜지 못합니다.


다만 입 안에 잠시 머금고 목으로 넘길 때에는 향이 올라와서 분명한 피니시를 주기 때문에 존재감이 결코 없지는 않습니다.

 


베이스 홍차의 맛은 매우 묵직하고 강렬하며, 섬세하기보다는 강직하고 투박한 느낌입니다.


여느 아쌈이나 브렉퍼스트 블렌드에 뒤지지 않을, 아니 어찌보면 더 강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네요.


300ml 2분으로 비교적 짧게 우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수렴성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 차를 처음 개봉했을 때에 스트레이트 티로 3분, 4분씩 우려서도 먹어봤는데요


그랬다가는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올 정도로 강력한 수렴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검은대륙의 웅혼한 기상의 탓도 있겠지만서도, 애초에 티백이 저렇게 벌크 스타일로 생긴 것부터 해서... 


아무래도 이 티백 하나로 티팟 하나를 우려야 분량이 맞는게 아닌가 싶습니다-_-a 



하지만 빈한한 자취생인 저의 자취방에 티팟 같은 것이 있을리가요...


부유하신 독자 여러분께서는 부디 꼭 티팟에 우려보시고, 나중에 후기를 알랴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머그잔에 우리실 것이라면 2분보다 짧게 우리시는 것을 매우 권해드리고 싶네요.


그렇게 한번 우려내고 티백을 재활용하시는 것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재탕을 하면 적당한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너무 강하지 않은 베이스에 베르가못의 상큼함이 외려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이와 별개로, 300ml 기준으로 티백 하나를 2-3분 정도 우려내면 정말로 썩 괜찮은 밀크티 베이스가 됩니다!!


저는 까페 같은 곳에서 얼 그레이로 밀크티를 하는 것을 항상 잘 이해하지 못해왔습니다만,


(밍밍하기도 하고, 베르가못이 우유/설탕과 그리 좋은 조합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이 차만큼은 워낙 강한 차이기에 밀크티에 어중간한 아쌈이나 브렉퍼스트 블렌드보다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우유를 타면 수렴성도 잘 잡히고, 약간의 베르가못 피니시까지 들어있는 맛있는 밀크티가 되지요. 



결국 이 비싸신 차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아침 밀크티용으로 활약하게 되었답니다.




여러모로 의외성이 넘쳐서 이 회사의 다른 차들 (개인적으로 "Purple Blush"가 좀 궁금한데, 국내 수입이 안 되고 있네요)도


하나쯤 시도해보고 싶기도 한데요,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인데다가 이 Earl Grey도 제 취향에 맞지는 않는 차였기 때문에


근미래에 Williamson Tea의 다른 차를 살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또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색색의 코끼리 캐디들을 모아놓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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